1.
건축의 미학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낮은 건물일수록 자연에 더 가깝고, 자연에 더 가까울수록 사고가 창의적이고 풍부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유현준 건축가는 그래서 저층 건물이 기하학적으로 흩어져 있는 형태로, 사이공간을 많이 만들어서 아이들이 다양하게 쉴 수 있게끔 디자인하려 했다. 혹은 테라스라도 만들거나, 교무실을 위층에 두거나. 높으신 분들이 형평성이 떨어진다거나, 비용의 문제 등 이것저것 거론하면서 안됐지만.
2.
"꽃이 피다" Blossom.
이 단어를 언젠가부터 그다지 좋아하지 않게 된 것은, 여성학적 사고로 생각하게 된 후로 '꽃'에 비유되는 여성의 이미지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20대 여성으로서, 액세서리 같은 아름다움을 강요받고, 남성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가련한 꽃.
그러나 본질적인 의문, 시간이 지남으로서 더해가는 의문이 마음속을 끊임없이 뒤흔들었고, 생각을 고쳐먹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꽃으로 비유되는 '여성의 이미지' 보다 '꽃' 그 자체가 주는 생명의 역동성에 훨씬 관심이 많았다. 인간의 눈으로는 아주 느린 속도로, 그러나 고속촬영 시 뚜렷하게 드러나는 속도로, 피어나고 지고 열매맺고 썩어 땅의 양분이 되는 꽃. 식물의 일부로서의 꽃, 꽃 그 자체가 주는 화려함과 온갖 색의 조합, 자연이 주는 원초적인 신비.
그런 것들에 훨씬 마음이 기울어지는 편이었다. 그래서 스스로 타고난 재능을, 원초적인 열정을 길러서 꽃망울 터지듯이 터트리자, 그렇게 화려하게 피어나자라고 다시 생각한다. 꽃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받아들이자고 생각한다.
3.
뻔함을 아웃시키자
보수적이든 진보적이든 페미니스트이든 레즈비언이든 모든 정치적 옳음과 종교과 인종과 사상을 떠나서 생각하자.
왜냐면 지루하거든.
나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삶을 살고 싶어.
그러려면 누구의 말에서든 항상 배울 게 있다는 자세로 임해야 해.
모든 사람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이다.
진정한 경청은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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