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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영화

< 이터널 선샤인 > - 다시봐도 새로운

by 늘보고영 2025. 2. 18.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흠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살이여!



- 영화처럼 흩뿌리고 흐릿한 리뷰 -




초반부에 전 연애가 떠올라 살짝 울컥했다
조엘의 마음도 클레멘타인의 마음도 공감이 가..


중반부

아이들은 순수해 순결하지만
어른들은 슬픔과 공포에 찌들었어
그리고 하워드가 그걸 다 없애주지

동의하지 않아.. 슬픔과 공포에 찌든 건 없애야만 하는 건가?
감정들은 기억과 더불어 온다.
그 감정이 없으면 내가 아니야.


어린이로 사는 건 참 외로운 거 같아.
어른들은 그걸 몰라. 자라고 나면 잊어버려.
나 못생겼어? 어릴 때 나는 클레멘타인 인형이 예뻐지길 빌었어. 그게 마법처럼 변신하면 나도 예뻐질 거 같아서

너 예뻐. 너 예뻐. 너 예뻐...
이 기억만큼은 남겨주세요....


클레멘타인은 예민하기 때문에 조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정시켜줄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해.

볼수록 전남친이랑 닮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슬프다
너 외엔 다른 기억이 생각이 안난다는 것도...
저랬을 거 같아. 맹숭하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How happy is the blameless vestal's lot!
The world forgetting, by the world forgot.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Each prayer accepted, and each wish resigned.

결점 없는 수녀의 삶은 얼마나 행복한가
세상을 잊고, 세상으로부터 잊히니
순결한 정신의 영원한 햇살이여!
모든 기도를 받아들이고, 모든 바람을 체념하니

알렉산더 포프 - < 엘로이즈가 아벨라르에게 >


라고 찬미하던 사람조차 자신의 기억을 한번 지운 후 똑같은 과거를 되풀이하고 있으니..

모든 기억을 갖고 있어야 그 다음이 있는 건 확실하다..


감정은 기억과 함께 생겨난다.
감정의 복잡성을 늘려가는 과정이 어른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다. 그 양면적이고 입체적이며 분간하기 힘든 스펙트럼의 감정들을 감당하는 연습을 해나가는 것이 어른이라고.

중간에 기억지우는 여직원이 그런다.
아이들은 순수하고 순결하지만 어른들은 슬픔과 공포에 찌들었다고.. 그러면서 위 스레드의 흠결 없는 햇살! 이런 순수함을 예찬하는 대사가 나오는데...
아무리 지저분하고 싫은 기억이라도 그걸 계속 지우는(회피하는) 방향으로만 가다보면 아이로 퇴행하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영영 어른이 되지 못하는 네버랜드의 아이처럼,,


클레멘타인의 대사 중 가장 와닿았던 게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었다. 그 수치심이 조엘을 통해 치유됐던 건데, 기억을 지우니 그 치유도 사라져 원상복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 연인에게 네가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는 말을 들었던 순간이 있는 여성이라면 다 공감할 마음이다ㅠㅠ


이마를 탁 친 한 줄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