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2025 : 서른 세(만 28) 기록

11. 밀린 월요일기 (1.20)

by 늘보고영 2025. 1. 21.


■ 모닝페이지




■ 오늘의 필사



길었던 독서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드디어 가장 정수에 가까운 핵심이 나오면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의식적으로 고통을 수용해야 전환이 일어난다는 부분이 공감이 많이 갔다. 최근 몇 달간 내가 겪은 급격한 내면의 변화가 이것인 듯하다. 낡은 자아의 죽음으로서 새로운 삶의 가치가 탄생하고, 새로운 통합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겪은 것 같다. "로맨스의 한가운데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죽음은 우리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 내면세계를 향한 꽃을 피워내는 것이다"

아홉수를 이제 세 번 지나왔으니, 앞으로 몇 번 더 겪어야겠지? 하지만 이 고통의 끝에 의식의 전환이라는 엄청난 선물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전보다 덜 두렵다. 파도치는 바다를 넘어온 나에게 아주 단단한 지느러미가 자랐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심지어 타이밍조차 완벽하게 내 삶에 적용되는 책이라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렇게 안봤는데 반전으로 내 흥미를 끈 올해의 책으로 등극 ~




■ 오늘의 디자인 작업
- 고래 프로필 로고 (미완)


A
: 귀여움/친근함에 치중,
원형 프로필 안에 들어오게끔, 한 눈에 띄도록

B
: 의미부여에 치중,
"혹등고래"와 "유영하다" 라는 키워드를 담아내도록,
아이덴티티성 디자인



■ 오늘의 운동


스터디가 4시에 끝나니까 가용시간이 많아져서 오후는 좀 느긋해진 기분이다 :) 오늘이야말로 오징어게임을 다보겠어 ㅋㅋㅋㅋ



■ 오늘의 스레드

어린시절 부모에게 받은 사랑의 기억이 있는 사람은 그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나에게는 마음 속 "행복 유리병"에 담아둔 몇가지 빛나는 사랑의 조각이 있다. 자전거 보조바퀴를 막 떼던 때, 뒤에서 밀어주던 아빠가 어느 순간 내가 스스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을 때 지어보이셨던 환한 웃음, 여행갔을 때 사극 드라마를 인용해 장난치며 웃던 기억들.. 이제 이런 분위기는 우리 가족에게서 사라졌지만 그 시절에 느꼈던 그 사랑으로 나는 언제든 행복을 끌어낼 수 있다. 마치 해리포터에서 행복의 기억으로 페트로누스 주문을 끌어내 디멘터라는 절망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것처럼, 이 조각은 현실의 나를 지키는, 가장 원초적인 강력한 마법이다.

물론, 부모는 자녀에게 사랑을 주되 특정 시점부터는 자녀가 스스로 날 수 있는 날개를 틔워내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은 당연하지만 둘 모두에게 고통을 수반한다.  그러나 자녀가 독립적인 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어린 시절에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란 자녀는 유리하다. 아이는 자신이 회복 불가할 정도로 크게 넘어졌을 때에 뒤에 든든한 부모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삶에서 굴곡을 그릴지라도, 비록 그 순간에는 감당할 수 없어 보이는 파도도 넘어갈 용기를 찾아가게 된다. 돌아본 순간 자신이 이제 보조바퀴를 뗐을 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바퀴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어깨에서 조금씩 깃털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기 > 2025 : 서른 세(만 28)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 수요일기 (1.22)  (2) 2025.01.22
12. 화요일기 (1.21)  (0) 2025.01.21
10. 일요일기 (1.19)  (0) 2025.01.19
8. 토요일기 (1.18) - 철원 두루미 탐사  (3) 2025.01.19
7. 금요일기 (1.17)  (3) 202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