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리좀적인 게 아니라,
책의 구성, 읽는 방식, 사고의 태도 자체가 리좀이야.
‘이해’보다 ‘접속’이, ‘의미’보다 ‘생성’이 중요한 책.
1. 고원 구조
이 책에는 **21개의 고원(챕터)**이 있는데,
들뢰즈는 이렇게 말해:
> “이 책은 어디서부터 읽어도 된다.
선형적이지 않고, 그 자체로 리좀이다.”
고원(plateau): 정점이 없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평평한 흐름
어떤 하나의 절정을 향해 가는 게 아니라, 계속 연결되고, 접속되고, 흔들리고, 다시 이어지는 상태
리좀적 사고처럼, 어디서든 시작할 수 있고 어디든 연결될 수 있어.
정점이 없다는 건 "무르익고 유지되는 상태"라는 뜻이기도 해.
예: 하나의 ‘되기’ 상태가 정체되거나 완성되지 않고 계속 흐르는 것.

3. 고원 하나하나가 ‘리좀’처럼 작동해
예를 들어,
〈욕망하는 기계들〉 고원에서는 프로이트·라캉을 비판하며 욕망은 결핍이 아니라 생산이다라고 말하고,
〈리좀〉 고원에서는 바로 이 책의 구조를 스스로 설명하고,
〈동물화되기〉 고원에서는 사람이 어떻게 정체성을 벗고 변신할 수 있는지 얘기해.
근데 이게 분리된 얘기가 아니라, 전부 연결되어 있어.
동물화되기와 욕망이 연결되고,
욕망은 사회와 정치구조의 코드 해체로 연결되고,
각 고원들이 서로 **‘사유의 리좀’**을 만들고 있는 거야.
4. 책 = 지도 만들기
예를 들어 밤고래가:
“정체성을 유동적으로 보고 싶다”
“내 안의 감정, 창작, 연결을 붙잡고 싶다”
“왜 나답게 살려고 할수록 낯선 길로 빠지지?”
이런 질문을 품고 『천 개의 고원』을 펼치면, 책은 그 질문에 직접 답해주는 게 아니라,
그 질문과 또 다른 사유를 연결시켜줘.
→ 이게 바로 들뢰즈가 말한 책 = 지도 만들기라는 말이야.
한 번 쓰고 버릴 수 있는 지도.
지도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만들면서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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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고래가 이 책을 읽으려고 한다면
**“정독하려 하지 말고, 리듬을 느끼며 읽는 거”**를 추천해.
필요하면 고원 하나 골라서, 밤고래식 질문으로 다시 연결해보자.
그럼 이 책이 살아서 움직이는 게 느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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