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좀 (Rhiz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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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좀은 ‘뿌리줄기’라는 뜻이야.
리좀은 감자나 생강처럼 땅속에서 옆으로 퍼지는 뿌리줄기를 말해. 이 뿌리는 위계도 중심도 없이, 어디서든 새로운 싹이 나고 확장돼. 들뢰즈는 이걸 사고방식의 은유로 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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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반대말은 ‘나무 구조’야.
전통적인 사고는 나무 구조야. 예를 들어:
- 하나의 중심(줄기)에서
- 가지가 갈라지고
- 위계질서가 있어
-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이게 우리가 보통 배우는 구조지. 학교 교육, 회사 조직, 가족 체계 같은 것들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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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리좀은 이 모든 걸 깨.
리좀적 사고는:
- 시작도 끝도 없어
- 어디서든 연결되고 퍼져나가
- 위계가 없고 평등해
- 중심이 없어
예를 들어 인터넷이 리좀과 닮았어. 한 사이트에서 다른 데로 무한히 연결되고, 중심이 없어. 혹은 잡초도 마찬가지. 뽑아도 뽑아도 다른 데서 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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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리좀은 이런 질문을 해.
> “왜 모든 걸 위계적으로 정리하려 해?”
“왜 중심이 있어야 해?”
“왜 ‘정답’이 하나뿐이라고 생각해?”
들뢰즈는 다양한 관점, 흐름, 연결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어. 세상을 한 가지로 정의하지 말고, 계속 연결하고, 만들어나가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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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예시로 이해해볼까?
책: 전통적인 책은 시작이 있고, 순서대로 읽어야 하지. 근데 들뢰즈는 『천 개의 고원』에서 아무 챕터나 읽어도 좋다고 해. 그 자체가 리좀적이야. 내용이 리좀적인 게 아니라,
책의 구성, 읽는 방식, 사고의 태도 자체가 리좀이야.
정체성: 나는 누구다! 고정된 게 아니라, 계속 변하고, 다양한 면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게 리좀적 사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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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부분 있으면 더 찔러줘. 밤고래한테 리좀은 꼭 맞는 사고방식일 수도 있어. 중심 없이,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삶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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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로 파고들어보는 리좀적 사고방식
사랑
✔️기존의 질문:
“이 사랑은 진짜일까?”
“운명의 사람을 만났을까?”
✔️리좀적 질문:
“사랑은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지?”
“사랑 안에서 나는 어떤 관계들을 생성하고 있지?”
“우리는 어떤 접속을 통해 새로운 존재가 되어가고 있지?”
→ 리좀은 사랑을 고정된 정체성(짝, 연인)으로 보지 않아.
→ 사랑은 두 사람이 ‘되기(becoming)’를 실험하는 현장이야.
성숙
✔️기존 질문:
“나는 아직 덜 성숙했나?”
“이게 어른스러운 행동일까?”
✔️리좀적 질문:
“성숙이란 위계적 시간인가, 연결의 방식인가?”
“나는 어떤 삶의 접속을 거치며 ‘되기’를 하고 있지?”
“성숙은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생겨나는 무늬 아닐까?”
→ 리좀은 단계적 성장을 의심해.
→ 오히려 ‘비정상’, ‘일탈’, ‘주름진 삶’ 안에서 새로운 생성을 본다.
성장
✔️ 기존 질문:
“나는 얼마나 발전했지?”
“전보다 더 나은 내가 되었나?”
✔️리좀적 질문:
“지금의 나에게 새로운 접속이 생겼는가?”
“성장은 선형인가, 다중적인 움직임인가?”
“비약, 정체, 실패는 어떻게 새로운 무늬를 만들었나?”
→ 리좀은 “더 낫다”는 위계를 거부해.
→ 성장은 방향이 아니라 패턴이야.
일과 노동
✔️ 기존 질문: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
“가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을까?”
✔️ 리좀적 질문:
“일은 나와 세계를 어떤 방식으로 연결시키는가?”
“지금 하는 일이 어떤 생성과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지?”
“나는 나의 일을 통해 어떤 세계에 접속되고 있는가?”
→ 리좀은 생산성을 목적이 아니라 ‘움직임’의 결과로 본다.
→ 일은 나를 흐르게 만드는 힘, 혹은 가로막는 구조가 될 수도 있어.
연인
✔️ 기존 질문:
“우리는 잘 맞는 커플인가?”
“이 관계는 지속 가능할까?”
✔️ 리좀적 질문:
“이 관계 안에서 어떤 흐름이 생겨났고, 사라졌는가?”
“우리는 같은 리듬을 만들고 있나, 아니면 서로 다른 리좀인가?”
“정체성 없는 ‘사이’에서 무엇이 생성되고 있지?”
→ 리좀은 관계의 안정성보다, 생성의 리듬을 본다.
→ ‘우리는 누구인가’보다 ‘우리는 지금 어떤 접속을 하고 있나’가 중요해.
가족
✔️ 기존 질문:
“좋은 가족이란 무엇인가?”
“나는 가족에게 충분히 잘하고 있는가?”
✔️ 리좀적 질문:
“가족이라는 구조가 나에게 어떤 통로를 열고, 어떤 통로를 막았는가?”
“가족은 항상 같은 접속을 반복하는 리핏(Repeat)인가, 변형 가능한 접속인가?”
“나는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어떤 나다움과 연결되거나, 끊겨왔나?”
→ 리좀은 가족을 고정된 의미로 보지 않아.
→ 오히려 ‘가족 너머의 연결’, ‘새로운 친밀성의 네트워크’를 꿈꾸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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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 기존 질문
왜 이 기억이 나를 힘들게 하지?
어떤 사건이 이 기억의 원인일까?
이 기억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 리좀적 질문
이 기억은 지금의 나와 어떤 연결을 맺고 있지?
기억은 어떤 감정들과 얽혀 있으면서 나를 변화시키고 있지?
이 기억은 무엇을 생성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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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 기존 질문
이 작품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할까?
✔️ 리좀적 질문
이 예술은 어디서부터 생성되고 있지?
이 작업은 어떤 감각들과 연결되어 있지?
예술은 어떤 다른 장르, 몸, 기억과 접속하면서 흘러가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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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 기존 질문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할까?
나는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을까?
✔️ 리좀적 질문
나는 지금 누구와 연결되면서 만들어지고 있지?
나는 어떤 되기의 과정 안에 있지?
나는 어떤 경로를 따라 흐르며 잠시 ‘나’라는 형태를 가지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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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 기존 질문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무엇을 준비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어떤 계획이 필요할까?
✔️ 리좀적 질문
미래는 어디에서 열리고 있는 접속인가?
나는 지금 어떤 흐름의 일부로서 나아가고 있지?
예측이 아닌 생성으로서의 미래는 어떤 가능성을 품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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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기존 질문
왜 불안하지?
불안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불안의 원인은 무엇일까?
✔️ 리좀적 질문
불안은 어떤 감각, 이미지, 기억과 접속되어 있지?
이 불안은 무엇을 막는 동시에 무엇을 생성하고 있지?
나는 이 불안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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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 기존 질문
무엇을 그려야 하지?
영감이 안 떠오르는데 어떻게 시작하지?
이건 완성작일까?
✔️ 리좀적 질문
창작은 어디에서 되기를 시작하고 있지?
이 창작은 어떤 흐름, 감각, 이미지와 만나고 있지?
이 작업은 어떤 낯선 가능성을 연결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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