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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2025 : 서른 세(만 28) 기록

86. 글 모음

by 늘보고영 2025. 4. 11.

#1. 흐름

고요한 호수에 돌을 던지면 파동이 인다.
파동은 점점 퍼져서 호수 가장자리까지 가닿는다.
내가 일으킨 파동은 어디까지 닿고 있을까.
당신의 마음 속에도 닿았을까요?

시간이 흘러 호수가 잔잔해진다고 해도
파동이 일었던 흔적은 무늬가 되어
물 표면에 새겨져 있어요.
나의 흔적 역시 아마도
누군가의 시간 속에 새겨질 것입니다.


#2.
세상의 속도대로 살아가기 벅찰 때에는
잠시 고유한 물속으로 침잠해도 괜찮다
고요하고 고유한 물속. 나만의 공간.
그곳에 머무르며 에너지를 채우고서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와도 괜찮다.


#3.
조금씩 천천히 다가가는 법을 몰라서
그저 휘황찬란 나를 다 펼쳐내보여도
그걸 받아주는 사람을 만나왔다.
유쾌함의 이면에는 충동성이 숨어있다.
절제하는 거.. 그거 어떻게 하는데요ㅠㅠ


#4.
사실 내가 적는 담백한 글들은
안에서 들끓는 거품을 감추고
잔잔한 표면만 걷어서 쓰는 거야
그래서 예뻐보이지


#5.
어떤 철학자가 그랬어
사람을 알아간다는 건 점을 찍는 거래.
이럴 거야, 저럴 거야, 요럴 거야
점을 찍어서 실선에 가깝도록 잇는 거야.
하지만 영영 실선이 될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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