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여행 - 2025 상상실현 페스티벌 & 김유정문학촌

처음 해보는 경험들이 많아서 새롭고 즐거웠다.
뛰어놀 수 있는 야외 인디페스티벌도 처음이었지만
빗속 공연이 그렇게나 신날 수 있다는 것도 처음이었고
싸구려 커피밖에 아는 노래가 없었던 장기하 밴드가 내 예상과 다르게 무대를 쥐락펴락하는 수준의 엄청난 베테랑인 것에도 충격을 받았고..
그렇게 나와 신나게 놀아주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인 것도 처음이었고, 그 사람의 조금 더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알아가는 것도 처음이었다. 내 앞에서 편해지는 네가 좋아. 너무 편해질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 다 관계가 발전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른 25년 장기하 밴드 직촬이 올라오길 기다리는 중..ㅎㅎ
솔직히 말하면 내가 원래 기대하던 윤마치도 좋지만, 장기하 때문에 다음해 공연도 가야겠다 싶었다.










일요일에는 날이 청명했다.
김유정문학촌 - 거리를 걸었는데 사진이 정말 예쁘게 찍혀서 기분이 좋았다.
연인이 내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는 경험도 처음이었다.
누군가의 시선 속에 담긴 내가 예쁘게 보인다는 사실을 아직 오롯이 믿기가 어렵지만, 믿어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역시 처음 해보는 경험들을 통해 인식의 지평이 더 넓어지는 것 같다. 더 많은 첫 경험들을 해보고 싶다. 어쩌면 뻔할 거라고 생각한 일들 속에도 숨은 즐거움과 의미를 발견해가고 싶다.



사진 너무 잘 찍어....
아이폰도 아이폰이지만 구도를 참 잘 잡지 않나요?
다음엔 나도 좀 더 노력해봐야지 ㅎㅎ








실레마을의 '실레'는 떡시루를 뜻하는 것 같다.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둘러섰고 그 속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다. 그 산에 묻힌 모양이 마치 옴팍한 떡시루같다 하여 동명을 실레라 부른다."
김유정 수필 <오월의 산골짜기> 中









가는 길에 화사하게 피어난 봄꽃들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서도 이제 만발하겠노라 선언하는 듯..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혼자였다면 외롭게 느껴졌을 마천루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네 덕분이겠지
수많은 불빛들이 각기 빛을 발하며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