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23 : 스물여덟 살 기록

13. 회사 때려치고 정신건강 되찾다

늘보고영 2023. 8. 12. 12:36

네 때려쳤습니다!!!!!!!!!! 어후 홀가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회사가 너무 막바로..스타트업이라 고민햇는데 제가 은근 깡고집도 좀 있고 사회생활 좀 배우면서 버텨볼까 한 거거든요 ㅋㅋ

목요일(이틀째)에 퇴근하고 퇴사 의사 밝혔는데 대표님이 잡으셧음......첨엔 좀 위로하다가 가스라이팅 시전함 원래 사회생활 힘들다고 네가 여기서 못 버티면 딴데 가서도 그렇다 -> 이 소리 계속함 어쩌라구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 거구요......

근데 여기서 나갔어야 하는데...... 설득당함ㅠ 역시 정많은 사람은 1대1로 가스라이팅 시전하면 판단력 흐려지기 딱 알맞음 ㅠ

 

하지만? 퇴근해서 정신 부여잡고 조언구함. 주위에서 다 런하라길래 계약서도 안썼겠다 그냥 목욜 밤에 문자로 날려버림ㅋㅋㅋㅋㅋ (대면했다가 또 설득당할까봐) 그 순간엔 전화로 왜 지금 말하냐고 욕 듣고 얼어붙었지만 이런일도 있는거라고 천천히 건강하게 회복중

 

엄마도 전화해서 잘했다고 그 사장이 ㅅㅂ넘이라고 시원하게 욕해주심ㅋㅋㅋㅋㅋ 

버티는 것만이 답이 아니다, 가스라이팅 시전하는 거 같다, 네가 잘못한 게 아니니 상처받지 말라구........힝구 감동....

이 사람 암튼 반말에 소리지르기에 가스라이팅에 가지각색이엇음 ㅋㅋ지금 시간이없어 썰 못푸는데 친구가 나중에 틔타에 썰풀어보래 ㅋㅋㅋㅋㅋ

 

 

<문요한의 마음편지> 몸은 완료되기를 원한다 충격적 사건이나 트라우마의 경험은 흔히 '긴장성

문 요한의 마음편지 : BAND Page

band.us

"충격적 사건이나 트라우마의 경험은 흔히 '긴장성 부동tonic immobility' 상태를 동반합니다. 순간 얼어붙어 버려서 표현도 하지 못하고 시도해보거나 완료하지도 못한 행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 폭력의 희생자라면 도망치지 못했던 것은 물론 "때리지 마!"라는 말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면 교감신경은 최고로 항진되고 온몸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솟구칩니다. 심장은 펌핑되고 온 몸의 피는 팔다리로 쏠리게 됩니다. 싸우거나 도망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인해 싸우지도 도망치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그 긴장과 충격은 그대로 몸에 남게 됩니다. 즉, 외상적 상처의 기저에는 '완료되지 못한 채 응결된 긴장과 움직임 그리고 외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외상을 겪은 이들의 몸은 과거의 위협에 계속해서 방어 태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 기억속으로 들어가 응결되어버린 긴장과 움직임 그리고 외침이 표현될 때 풀려나기 시작합니다. 실제 안전한 환경에서 외상적 기억을 떠올리면 그 당시 신체적 반응들이 올라옵니다. 다리 근육이 수축되고 떨린다면 이는 어떻게든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었을 수 있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팔을 뻗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면 가해자나 무언가를 밀치고 싶은 충동이었을 수 있고, 목이 메이고 성대에 떨림이 있다면 그 당시 외치고 싶은 충동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 떨림을 충분히 허용하고, 벽을 힘주어 밀게끔 하고, 그때 하고 싶었던 소리를 내게 한다면 이는 비극적인 경험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트라우마는 머리의 기억이 아닌 몸의 기억입니다. 그 처리되지 못한 방어 행위가 완료되어야만 응결되어버린 신경계가 풀려나고, 파편화된 감각들이 통합되고, 안전한다는 느낌이 돌아오고 나아가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새로운 느낌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당신의 몸에는 어떠한 종류의 완료되지 못한 경험들이 응결되어 있을까요?"

 

- <문요한의 마음편지> 몸은 완료되기를 원한다 中

 

 

 

이 글 읽으면서 치유하는 중......ㅎㅎ 

아침에 등산(산책) 갔다가 사람 없는 데서 뭐!!!! 뭐쩔티비!! 저쩔티비!!! 내가 특이한 사람인데 뭐 어쩌라구~~~외동인데 뭐 어쩌라구!!!! 당신이 보태준거 있어!?!!!! 이러고 소리치면서 좀더 스트레스 풀었음ㅋㅋㅋㅋ

 

이제야 진짜 학원과제 할 정신이 돌아오는 듯 

그래도 나 대단함 스트레스극에 달한 상태로 아이디어 좀더 짜내고 대충 추합이라도 해서 보냄

-> 하나 괜찮다고 진행해보란 피드백도 받음

모 그간 시간뺏긴 건 어쩔수없고 하루만에 하는데까지 하고 낼 학원갈 예정

 

 

 

가끔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어린시절이 그립다. 

한참을 잊고 살다가 떠오르는 날들이 있더라, 오늘이 그런 날.

왜일까...오랜만에 엄마한테 감동받아서인가.

 

엄마가 어린시절 나와, 훨씬 젊으셨던 당신의 삶을 기록해둔 블로그를 찾아 들어갔다.

2007년, 아이였던 나와.. 30대였을 엄마. 

마냥 해맑고 순수하고 지금보다 훨씬, 훨씬 더 밝고 에너지넘쳤던 개구쟁이 늘보.

이때부터 끼있고 좀 엉뚱한 성격이긴 했다.

어린시절 내가 마냥 해맑은 줄 알았는데, 블로그를 읽다 보니 내가 의외로 쿨하기도 하고 자기주장도 있었더라.

(지금은 왜 이런거... 걍 반박시 님말 맞음만 외우고 사는 듯)

 

좌충우돌 초보 엄마의 이야기들이 한가득이라 마음이 따뜻해진다.

우리 엄마, 30대 시절부터 멋진 엄마이기도 했고~ (예술적 재능과 통찰력이 빛나심)

많이 아파보고 힘들어봐서 지금의 성숙한 어른이 되신 거겠지.

부모님의 사랑을 감히 이해하기에는 아직도 나는 너무 어리다. 

그저 감사함밖에...

 

 

이제는 나 스스로 내 인생을 책임지지 않으면 안되는 시기가 왔다.

사회로부터 늦었다는 인식을 받는 나이 스물여덟.

그나마 다양성에 대한 존중의식이 수면위로 올라와서 겉으로 대놓고 뭐라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들리는 말들에 나 스스로 움츠러들고, 그 영향을 내 주변에까지 미치겠지.

 

나 스스로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경제적인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세상은 "생각보다 더" 만만하지 않다.

나의 첫인상은 말보다 훨씬 많은 것을 상대에게 전달하고, 상대는 그 정보를 토대로 나를 멋대로 오해해버린다. 

나의 지나온 날들을 가치없는 것으로 여기고, 내 본질을 멋대로 판단하며, 그것이 업무에까지 지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드러나지 않는 실제 나의 장점들을 칭찬하기보다 당장 눈에 보이는 나의 단점만을 지적한다. 

그래서 내면만큼이나, 외모와 인상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물론 나는 매력적인 사람이니 당당하게 살면 된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주장해도, 타인은 첫인상을 기조로 나를 계속 판단하며 그것은 스트레스 요인으로 이어진다. 업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내가 잘못한 탓이 아니라, 세상이 만만하지 않은 탓이다. 

그래서 나를 어필하고 주장할 수 있으려면, 먼저 내가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떳떳하게 말할 만한 직장에 있고, 스스로 돈을 벌며, (어찌됐든 사회적 시선으로 봤을 때) 괜찮은 사람이면 아무도 나에게 뭐라고 못한다. 내 삶을 책임지며 스스로 얻은 성취감은 자존감 회복으로 이어지며, 그 루틴이 반복되면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내 내면은 이미 좋은 사람이니 외적으로 갖춰졌을 때 그게 좋은 시너지로 이어질 거라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계속해서 도전할 생각이다. 알바, 인턴, 계약직, 신입.수많은 선택지가 기다리고 있고, 가고 싶었던 회사에 한번에 도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세상은 만만하지 않지만, 경험할수록 단단해지는 스스로를 믿고 나아갈 것이다. 

 

그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그리고 뭐쩔티비 정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 내 페이스대로, 누가 뭐라든 내 오기로, 당당하게 나아가면 된다. 

 

내가 못해낼 거라고? 아니, 내가 해!!!